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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기술과 미용 시술이 발전함에 따라

다양한 시술이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질 필러 시술은 최근 몇 년간 성감 개선을 위해

여성들 사이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시술입니다.

하지만 모든 의료 시술이 그렇듯,

질 필러 시술 역시 심각한 위험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두 건의 사망 사례를 통해

질 필러 시술의 위험성과 그 심각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질 필러 시술이란?

질 필러 시술은

필러라고 불리는 물질을 질 벽에 주입하여

질 내부 볼륨을 키우고, 결과적으로 질 내부를 축소시킴으로써

성감을 개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시술입니다.

이 시술은 성형외과나 산부인과에서 시행되며,

일반적으로 외래 시술로 진행됩니다.

 

필러는 주로 히알루론산, 콜라겐, 폴리아크릴아마이드 등의 물질로 만들어지며,

이러한 물질들은 체내에서 일정 기간 유지되다가 서서히 흡수됩니다.

시술은 비교적 간단하게 이루어지지만,

최근 국내 학회지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시술이 생명을 위협할 만큼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국내 사망 사례로 본 질 필러 시술의 위험성

서울대의대 법의학과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의료진들이

한국법의학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질 필러 시술을 받은 후 사망한 국내 30대 여성 사례가 두 건 보고되었습니다.

이 사례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질 필러 시술이 가진 잠재적 위험성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사례: 38세 여성 A씨

38세 여성 A씨는 산부인과에서 질 필러 주사를 맞고 집으로 가는 길에

갑작스럽게 두 번이나 의식을 잃었습니다.

첫 번째 실신은 시술이 끝나고 불과 20~40분 후에 발생했으며,

의식을 잃기 전에 심장이 과도하게 뛰는 심계항진과 현기증을 경험했습니다.

중요한 점은 A씨가 이번이 처음 시술을 받은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녀는 7개월 동안 총 4번의 질 필러 시술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총 47mL의 필러가 그녀의 질 벽에 주입된 상태였습니다.

응급실에 실려온 A씨는 호흡곤란이 점차 악화되었으며,

발작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의료진은 즉시 기관 삽관을 실시하고 중환자실로 그녀를 이송했습니다.

혈관수축제와 강심제 등 다양한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A씨의 심장 기능은 점차 떨어졌고, 결국 입원 후 10일 만에 사망했습니다.

부검 결과, A씨의 질에는 큰 혈전(피떡)이 있었으며,

특히 많은 양의 필러가 질 후방 벽에 주입되어 있었습니다.

의료진은 "필러가 질 주변 혈관으로 퍼지며 혈관을 막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A씨의 폐는 혈액이 제대로 나가지 못해

혈액량이 늘어난 '울혈'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두 번째 사례: 35세 여성 B씨

35세 여성 B씨 역시 산부인과에서 질 필러 주사 시술을 받은 후

심장마비가 발생했습니다.

B씨는 케타민, 미다졸람, 프로포폴 등으로 수면마취된 상태에서

필러를 주입받았습니다.

시술을 마치고 불과 4분 후부터 혈중 산소 포화도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이어서 심장마비가 발생했습니다.

B씨는 중환자실에서 한 달간 치료를 받았지만,

저산소성 뇌손상과 폐렴으로 인해 결국 사망했습니다.

부검 과정에서 B씨의 질을 현미경으로 검사한 결과,

점막하층과 근육층 등의 일부 혈관에서 필러로 인한

색전증(혈관 안이 덩어리에 의해 막힌 상태)이 발견되었습니다.

정확히는 비혈전성 폐색전증으로,

이는 지방이나 공기 등 정상 혈관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물질이

폐순환에 의해 혈관을 막은 상태입니다.

의료진은 "질 필러 주입 후 발생한 비혈전성 폐색전증은

유사한 사례가 여럿 보고된 바 있고,

그중 절반 이상에서 환자가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질 필러 주입 후 혈관 합병증 위험이 상당하기 때문에

임상의도 이러한 위험을 알고 시술을 시행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질 필러 시술이 특히 위험한 이유

비혈전성 폐색전증은 얼굴, 가슴, 엉덩이 등 다른 부위에 필러를 주입할 때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질에 필러를 주입했을 때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더 크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풍부한 혈관망: 질은 광범위한 정맥총(정맥이 가늘게 나누어져 입체적으로 구성된 것)으로
    둘러싸여 있어 필러를 주입하기에 위험한 부위입니다.
  2. 좁은 공간과 높은 압력: 질은 좁은 공간에 위치해 있어, 많은 양의 필러를 주입하거나
    필러를 빠르게 주입하면 압력이 쉽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3. 높은 합병증 발생 가능성: 압력이 높아지면 필러가 질 주변 정맥으로 이동하여
    비혈전성 폐색전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두 사례 모두 부검에서 많은 양의 필러가 검출되었으며,

특히 A씨의 경우에는 육안으로도 색전증이 확연히 보였다고 연구 저자는 설명했습니다.

 

질 필러 시술의 법적, 윤리적 문제

현재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를 포함한

전 세계 많은 산부인과 학회가 여성 생식기 미용시술의 시행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국립산부인과 의료기기평가부에서 질 주사를 승인하지 않았으며,

공식적인 적응증도 없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질 필러 시술을 하는 의사는

환자에게 시술의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먼저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러한 정보 제공이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연구 저자들은 불법 시술 방지를 위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모든 의료 시술은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며,

입증되지 않은 효과나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 시술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질 필러 시술을 고려하는 여성들에게

질 필러 시술을 고려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몇 가지 중요한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1. 충분한 정보 수집: 시술의 효과와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알아보세요.
    질 필러 시술의 경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 효능과 안전성이 공식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2. 전문가와의 상담: 신뢰할 수 있는 산부인과 의사와 상담하여
    자신의 상태와 목적에 맞는 안전한 대안이 있는지 알아보세요.
  3. 위험 신호 인지: 시술 후 심계항진, 호흡곤란, 현기증,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합니다.
  4. 합법적인 시술인지 확인: 시술이 합법적이고 공인된 방법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대안 모색: 성감 개선을 위한 다른 안전한 방법(예: 골반저근 운동, 심리 상담 등)을 고려해 보세요.

 

안전을 최우선으로

미용과 기능 개선을 위한 시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그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시술은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질 필러 시술과 같이 혈관이 풍부한 부위에 시행되는 시술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합병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 명의 젊은 여성이 질 필러 시술 후 사망한 안타까운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경각심을 일깨워 줍니다.

 

모든 의료 시술은 환자의 안전이 최우선이 되어야 하며,

의사와 환자 모두 시술의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여성들이 자신의 몸과 건강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길 바랍니다.

아름다움과 만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의 건강과 생명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참고문헌

본 글은 한국법의학저널 최근호에 게재된 연구 논문을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서울대의대 법의학과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의료진들이 발표한 이 연구는

질 필러 시술 후 사망한 국내 30대 여성 두 사례를 분석하여 그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