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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요즘 너무 예민해졌어요.

평생 온화하셨던 분인데,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시고..."

 

"아버지가 갑자기 무기력해지셨어요.

항상 활동적이셨는데 이제는 하루 종일 TV만 보세요."

 

이런 변화가 단순한 노화나 스트레스가 아닌,

치매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많은 사람들이 치매라고 하면 기억력 저하만을 떠올리지만,

실제로 성격과 정서의 변화는 기억 문제보다 먼저 나타날 수 있는

중요한 경고 신호입니다.

 

 

 

 

한국치매협회에 따르면,

치매 환자의 약 40%가 진단 이전에

눈에 띄는 성격 변화를 경험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종종 '나이 들면 그럴 수 있다' 또는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나 보다'라고 치부되어

적절한 시기에 진단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왜 성격 변화와 무기력함이

치매의 중요한 조기 신호일 수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성격변화: 치매의 숨겨진 경고등

치매는 단순한 기억 장애가 아닌,

뇌 기능의 전반적인 저하를 가져오는 진행성 질환입니다.

치매의 종류에 따라 뇌의 다른 부분이 영향을 받게 되며,

이는 정서와 행동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성격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갑작스러운 짜증과 공격성:
    평소 온화하고 이해심 많던 사람이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거나 공격적인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한다.

  • 무관심과 무기력:
    이전에 즐기던 활동이나 취미에 흥미를 잃고,
    일상적인 활동에도 의욕을 보이지 않는다.

  • 사회적 위축:
    사회적 모임을 회피하거나,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고립되는 경향을 보인다.

 

 

  • 부적절한 행동:
    사회적 규범이나 상황에 맞지 않는 행동을 보이거나,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부적절한 발언을 한다.

  • 감정 조절의 어려움:
    감정 변화가 급격하게 나타나거나,
    상황에 맞지 않는 감정 반응을 보인다.

  • 의심과 편집증: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을 의심하거나,
    근거 없는 피해 의식을 보인다.

이러한 변화들은 특히 갑작스럽게 나타나며

지속적일 때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의 연구에 따르면,

치매 환자의 약 35%가 기억력 문제가 뚜렷해지기 최소 2-3년 전에

이러한 성격 변화를 경험했다고 합니다.

 

기억력 저하보다 먼저 나타날 수 있는 정서적 변화

일반적으로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기억력 저하부터 시작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근 연구들은 많은 환자들에게서

정서적, 행동적 변화가 인지 기능 저하보다

먼저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23년 발표된 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연구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MCI) 또는 초기 치매 환자의 약 30%가

진단 시점으로부터 평균 4년 전에

이미 눈에 띄는 성격 변화를 보였다고 합니다.

특히 이전에 없던 우울감, 불안, 무관심이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이었습니다.

 

 

 

 

정서적 변화가 먼저 나타나는 주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전두엽 영향:
    일부 치매 유형, 특히 전두측두엽 치매는
    뇌의 전두엽(성격, 판단력, 행동 조절 담당)부터 손상이 시작됩니다.

  • 감정 조절 네트워크 손상:
    뇌의 감정 처리와 조절을 담당하는
    신경 네트워크가 초기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스트레스 대응 능력 저하:
    초기 인지 기능 저하로 인해
    일상적 스트레스에 대한 대응 능력이 떨어지면서
    감정 조절이 어려워집니다.

  • 상황 인식 능력 저하:
    사회적 상황을 올바르게 해석하고
    적절히 반응하는 능력이 감소합니다.

국내 분당서울대병원 치매센터의 연구에서도

치매 환자의 약 60%가 진단 이전에

우울증, 불안, 무관심 등의 신경정신 증상을 경험했으며,

이 중 40%는 이러한 증상이 인지 기능 저하보다

먼저 나타났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런 변화가 나타나는 이유: 뇌의 변화

치매에 의한 성격 변화와 무기력함은

뇌의 특정 부위 손상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전두엽 손상:

전두엽은 우리의 성격, 사회적 행동, 의사결정,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뇌의 영역입니다.

이 부분이 손상되면 충동 조절 능력이 저하되고,

사회적 규범에 대한 인식이 감소하며, 감정 조절이 어려워집니다.

이로 인해 이전에는 없던 짜증, 공격성, 부적절한 행동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변연계 손상:

변연계는 감정 처리와 기억의 정서적 측면을 담당합니다.

이 부위가 영향을 받으면 우울, 불안, 감정 기복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측두엽 손상:

측두엽은 기억과 언어 기능을 담당합니다.

이 부위의 손상은 의사소통 문제를 초래하고,

이로 인한 좌절감이 공격성이나 사회적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신경전달물질 변화:

치매는 뇌의 신경전달물질 균형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의 불균형은

무기력함, 우울, 의욕 저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2024년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영상 검사에서 전두엽 혈류량 감소가

기억 중추인 해마의 위축보다 먼저 관찰되는 경우가 약 25%에 달했습니다.

이는 왜 일부 환자에게서 성격 변화가 기억력 문제보다

먼저 나타나는지를 설명해 줍니다.

 

 

 

다양한 치매 유형과 관련된 성격 변화

치매의 종류에 따라 나타나는 성격 변화와 행동 증상이 다를 수 있습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

  • 가장 흔한 형태의 치매로, 초기에는 미묘한 성격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점진적인 무관심, 사회적 위축, 우울감이 특징적입니다.
  • 병이 진행됨에 따라 불안, 초조함, 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혈관성 치매:

  • 뇌졸중이나 작은 혈관 손상으로 인한 치매입니다.
  • 감정 조절의 어려움, 충동성, 우울증이 두드러집니다.
  • 상대적으로 급격한 성격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전두측두엽 치매:

  • 성격과 행동 변화가 가장 두드러지는 치매 유형입니다.
  • 초기부터 뚜렷한 성격 변화, 사회적 부적절함, 공감 능력 저하가 나타납니다.
  • 충동적 행동, 반복적 행동, 감정 둔화가 특징적입니다.
  • 기억력은 상대적으로 오래 보존됩니다.

레비소체 치매:

  • 환각, 망상, 수면 장애가 초기부터 나타납니다.
  • 기분 변화가 심하고, 무표정함(얼굴 표정 감소)이 특징적입니다.
  • 파킨슨병과 유사한 운동 증상이 동반됩니다.

서울대병원 치매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의 약 80%가

진단 시 이미 뚜렷한 성격 변화를 보이는 반면,

알츠하이머성 치매에서는 약 30%가

초기에 눈에 띄는 성격 변화를 경험합니다.

 

따라서 치매 유형에 따라 증상의 양상과

진행 속도가 다를 수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시적 변화와 치매의 차이점

모든 성격 변화나 무기력함이 치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노년기에는 다양한 이유로 일시적인 행동과 정서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치매와 관련된 변화와 일시적 변화를 구별하는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속성:

  • 치매 관련 변화: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지속되며, 대체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악화됩니다.
  • 일시적 변화: 상황이 해결되거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선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원인 파악:

  • 치매 관련 변화: 명확한 외부 요인 없이 발생하며, 환경 변화에도 지속됩니다.
  • 일시적 변화: 종종 스트레스, 질병, 약물 부작용, 수면 부족과 같은 명확한 원인이 있습니다.

다른 증상과의 동반:

  • 치매 관련 변화: 경미한 인지 기능 저하, 일상생활 능력 감소와 함께 나타납니다.
  • 일시적 변화: 다른 인지 기능은 상대적으로 잘 유지됩니다.

인식과 통찰력:

  • 치매 관련 변화: 당사자는 종종 자신의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부정합니다.
  • 일시적 변화: 대체로 자신의 상태 변화를 인식하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노인의학 전문의들은 다음과 같은 경우 더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을 권장합니다:

  • 변화가 갑작스럽고 뚜렷하다.
  • 기존 성격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 시간이 지나도 지속되거나 악화된다.
  • 일상생활 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 다른 인지 기능 저하 증상이 동반된다.

특히 50-60대의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나타나는 성격 변화는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조기발병 치매는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조기 발견의 중요성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고 개입하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치료 효과 극대화:

현재 사용 가능한 치매 치료제는 질병의 초기 단계에서 가장 효과적입니다.

2024년 승인된 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료제들도

초기 단계에서 더 큰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삶의 질 유지:

조기 발견은 환자와 가족이 앞으로의 변화에 대비하고 적응할 시간을 제공합니다.

이는 환자의 자율성과 삶의 질을 더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법적, 재정적 계획 수립:

인지 기능이 상대적으로 유지되는 초기에 중요한 결정과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위험 요소 관리:

혈압, 당뇨, 콜레스테롤과 같은 치매 위험 요소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질병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비약물적 개입:

인지 훈련, 생활 방식 조정, 사회적 참여와 같은 비약물적 개입은

초기 단계에서 더 효과적입니다.

 

대한치매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치매 진단이 6개월 일찍 이루어질 때마다

환자의 평균 독립 생활 기간이 약 1년 연장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성격 변화와 같은 미묘한 초기 신호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가족이 알아차릴 수 있는 구체적인 신호들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은 종종 당사자보다 먼저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다음은 특히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구체적인 신호들입니다:

 

일상 활동에서의 변화:

  • 평소 즐기던 취미나 활동에 흥미를 잃는다.
  • 개인 위생이나 외모 관리에 소홀해진다.
  • 집안일이나 식사 준비와 같은 일상적인 책임을 회피한다.

사회적 상호작용의 변화:

  • 가족 모임이나 사회적 만남을 피한다.
  • 대화에 참여하지 않거나 대화를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보인다.
  • 이전에는 없던 부적절한 농담이나 발언을 한다.

정서적 변화:

  • 사소한 일에도 쉽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낸다.
  • 눈물을 쉽게 보이거나 감정 기복이 심해진다.
  • 무표정하거나 감정 반응이 둔화된다.

 

 

 

판단력과 의사결정의 변화:

  • 재정적 결정에서 판단력 저하를 보인다 (예: 충동적인 구매, 사기에 취약해짐).
  • 상황에 맞지 않는 위험한 행동을 한다.
  • 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우유부단해진다.

새로운 습관이나 행동:

  • 반복적인 행동이나 질문이 증가한다.
  • 물건을 모으거나 숨기는 행동이 나타난다.
  • 밤낮이 바뀌거나 수면 패턴이 크게 변한다.

피해 의식이나 의심:

  • 가족이나 간병인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 도둑맞았다는 주장을 자주 한다.
  • 배우자의 불륜과 같은 근거 없는 의심을 표현한다.

분당서울대병원의 연구에 따르면,

치매 환자 가족의 약 65%가 진단 이전에 이러한 변화를 알아차렸으나,

이를 노화의 일부로 여기거나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해

평균 1.8년 동안 의사 상담을 미루었다고 합니다.

이는 조기 개입의 중요한 기회를 놓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어떻게 접근하고 대화할 것인가

변화를 알아차렸다면,

다음 단계는 당사자와 적절하게 대화하는 것입니다.

이는 매우 민감한 주제이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적절한 환경 선택:

  • 조용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대화를 시작합니다.
  •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고, 서두르지 않습니다.
  • 방해 요소(TV, 스마트폰 등)를 최소화합니다.

대화 방법:

  • "요즘 좀 달라 보여서 걱정돼"와 같은 판단하지 않는 표현으로 시작합니다.
  • 구체적인 관찰 사항을 공유하되, 비난하는 어조는 피합니다.
  • 열린 질문을 사용하여 당사자의 생각과 감정을 물어봅니다.
  • 대화를 의사결정의 과정으로, 함께 해결책을 찾는 방향으로 이끕니다.

피해야 할 접근법:

  • "너 요즘 이상해"와 같은 직접적인 비판
  • "치매 검사 받아봐야 할 것 같아"와 같은 진단적 언급
  • 여러 사람 앞에서 문제를 지적하는 것
  • 논쟁이나 현실 검증(reality testing)

의사 방문 제안하기:

  • 일반적인 건강 검진의 일환으로 제안합니다.
  • "내가 같이 갈게"와 같은 지지적인 표현을 사용합니다.
  • 필요하다면 다른 건강 문제(혈압, 당뇨 등)의 점검을 위한 방문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 문화에서는

"치매"라는 단어가 갖는 낙인이 크므로,

진단명보다는 증상과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기억력 검사"나 "두뇌 건강 체크"와 같은 표현이 더 수용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진단과 조기 개입 방법

의료 전문가를 찾기로 결정했다면, 다음과 같은 진단 과정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1차 평가 (일반의 또는 가정의학과):

  • 기본적인 건강 평가 및 병력 확인
  • 간단한 인지 기능 검사 (MMSE, MoCA 등)
  • 혈액 검사를 통한 다른 원인 배제 (갑상선 기능, 비타민 결핍 등)

전문가 평가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노인의학):

  • 자세한 신경인지검사
  • 뇌 영상 검사 (MRI, CT, PET 등)
  • 가족 인터뷰 및 행동 평가

조기 진단 후에는 다양한 개입이 가능합니다:

약물 치료:

  • 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 아세틸콜린 수준을 높여 인지 기능 유지
  • NMDA 수용체 길항제: 글루타메이트에 의한 신경 독성 감소
  • 우울, 불안, 공격성에 대한 대증 치료

비약물적 접근:

  • 인지 자극 요법
  • 행동 관리 전략
  • 신체 활동 프로그램
  • 음악, 미술 등의 창의적 치료

생활 방식 개입:

  • 규칙적인 운동
  • 지중해식 식단
  • 충분한 수면
  • 스트레스 관리
  • 사회적 참여 유지

미래 계획:

  • 법적, 재정적 계획 수립
  • 돌봄 계획 논의
  • 지원 서비스 접근

최근 연구들은 복합적 접근법이 단일 개입보다 효과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24년 핀란드 FINGER 연구의 장기 추적 결과에 따르면,

생활 방식 개입(운동, 인지 훈련, 식이 조절, 심혈관 위험 관리의 조합)은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치매 진행을 최대 25% 지연시킬 수 있었습니다.

 

 

 

가족을 위한 지원과 대처 방법

치매는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큰 도전입니다.

초기부터 적절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보와 교육:

  • 치매에 대한 정확한 정보 습득
  • 행동 변화의 원인 이해
  • 효과적인 의사소통 기술 학습

돌봄 전략:

  • 규칙적인 일상 유지
  • 환경 단순화 및 안전 확보
  • 선택권 제공하되 너무 많은 옵션은 피하기
  • 감정에 초점을 맞춘 대응

자기 관리:

  • 돌봄 책임 분담
  • 휴식 시간 확보
  • 지원 그룹 참여
  • 전문적 상담 고려

지역사회 자원 활용:

  • 주간보호센터
  • 치매 가족 모임
  • 치매 상담 센터
  • 가정 방문 서비스

한국치매협회에 따르면,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의 약 40%가

우울증을 경험하며, 60% 이상이 중등도 이상의 스트레스를 보고합니다.

따라서 돌봄 제공자의 건강과 웰빙에도 동등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합니다.